[아프리카 여행] 모로코의 페스 / 세계 최대 미로 메디나 / 테너리 / 금빛 왕궁
여행사(참좋은)의 패키지여행으로 아프리카의 모로코에 있는 페스에 다녀왔는데요. 페스 도시의 일반사항, 세계 최대의 미로 페스 메디나 그리고 금빛문이 있는 호화롭고 장대한 왕궁에 대하여 소개하여 드리겠습니다.
모로코의 페스
1. 모로코 페스 개요
로마자 표기로는 페즈, 페스, 파스 등 다양하게 불리는 도시로 인구는 100만 명이 넘으며 모로코에서 카사블랑카 다음으로 큰 도시입니다.
아프리카 북부 모로코의 페스는 미로의 도시라 불리는데 801년 이드리스 왕조의 이드리스 2세가 왕국의 수도로 삼았고, 메리니드 왕조 때인 13~14세기에 전성기를 맞이했습니다.
페스는 지중해와 알제리로 통하는 대상로(隊商路)의 요지로서 상공업이 발달했으며, 857년 이슬람신학 대학과 아랍 문예의 중심 알 카라원 대학이 설립되어 모로코의 신앙, 학문, 예술을 주도하는 도시로 불렸습니다.
도시가 발전하려면 도로와 운송 수단의 개선이 뒤따라야 하는데 적을 방어하기 위해 도로가 아닌 길을 고집한 페스는 오늘날까지도 중세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1981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보존될 만큼 옛 모습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가치를 지녔습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생활의 필수품이 된 현대인의 삶에는 차츰 어울리지 않는 도시가 되어 버렸고 관광 도시로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척박한 환경 탓에 페스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결국 13세기에 새로운 신시가지를 건설하며 도시를 차츰 개선하게 되었고 신시가지에는 폭이 11미터에 이르는 도로를 비롯해 넓은 광장, 바둑판 모양으로 펼쳐진 직선 도로를 갖추었다.
2. 페스의 역사
모로코 최초의 이슬람 왕조인 이드리시 왕조의 이드리시 1세에 의해서 요새도시로 건설이 시작된 페즈는 이드리시 1세 왕이 우마이야 칼리프가 보낸 자객에 의해 암살되면서 아들인 이드리시 2세에 의해서 완성되었습니다. 당시 이름은 '알 알리야', 즉 알리의 도시였는데 이드리시 왕가가 4대 칼리파 알리의 후손이자 시아파의 이맘 가문이었기 때문입니다.
페즈는 미로와 같은 좁은 골목과 건물들, 출입문을 통해 한꺼번에 수많은 병사들이 출입하지 못하고 화살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으며 이드리시 1세가 이 도시를 만들 때 '만인이 평등한 도시'를 꿈꾸었기 때문에 외관상으로 보았을 때는 부유함의 정도를 알 수 없이 똑같은 창문과 출입문, 장식 없는 벽으로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집의 화려함과 크기가 매우 차이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드리시 1세 또한 왕궁이 아닌 백성들과 똑같은 구조의 집에 살았던 것을 보면 나름 깨어있는 왕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도시 안에는 최초의 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알카라윈 대학이 859년에 세워졌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 유도 장식이 붙어있는 등 나름 선진적인 도시라고 할 수 있으며 이드리시 왕조에 의해 세워진 구역을 구 페스 지역, 후에 13세기 때 역시 베르베르인 왕조였던 마리니드 왕조에 의해서 강 양쪽에 건설된 것이 신 페스 지역으로 이곳에는 모스크와 왕궁이 건설되었습니다.
789년에 도시가 세워진 후 마린 왕조 등 마그레브 지역의 다양한 이슬람 왕국의 수도로 기능했으며, 모로코가 보호령일 무렵 1925년에 라바트로 천도하기 전까지만 해도 수도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3. 페스 관광
구시장자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외에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시나고그 또한 소재하고 있고 그밖에 LG TV광고에도 나왔던 유서깊은 천연가죽염색공장과 전통의상 상점, 상업지구와 주거지구가 혼합되어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또한 근처에 있는 도시인 메크네스와 외곽에 있는 로마유적을 보기 위해 많이 방문하는 도시입니다.
다만 가죽염색공장은 정말로 천연가죽 염색인지라 고약한 냄새를 각오해야 하는데요. 화학처리가 아닌 순수 천연가죽염색이기에 재료가 새똥이라든지 온갖 자연재료를 쓰고 값도 꽤 비싼 편입니다.
물론 이걸 수공업으로 사람이 해야하기에 일이 고되긴 하니 무조건 비싸다고 욕할 게 아니며 갓 도착한 가죽 원단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새똥과 섞어서 사람이 손과 발로 한참을 비비며 작업해야 하니 지독한 냄새를 견디며 일해야 하며 석회질 제거, 세척하고 가죽 잔털 제거, 염색, 말리기까지 모조리 수공업으로 해야 합니다.
페스의 메디나 / 테너리 / 금빛문의 왕궁
1. 페스의 메디나
페스에는 세계 최대의 미로로 알려진 구시가지 메디나가 있는데 모로코에서는 도시의 중심 지역을 메디나라 부르며 메디나는 적군이 대거 밀고 들어올 수 없게 하기 위한 방어용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침입한 적군에 맞서 좁은 골목길을 이용한 게릴라 전법으로 싸우려는 의도였다고 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페스의 메디나는 중세 모습을 거의 완벽하게 보존하고 있는데 무려 9,600여 개에 이르는 협소한 골목은 좁았다 넓어지고 뻗었다 구부러지며 어느 하나 닮은 길 없이 완벽한 미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골목의 유일한 운송 수단은 노새 정도뿐으로 좁고 곡선이 많아서 수레는 다닐 수 없고 평생 햇볕 한번 들어오지 않는 좁고 복잡한 골목, 구불구불한 그물 모양의 도로, 가파른 비탈길들이 뒤얽힌 중세 도시의 모습은 당시에도 살기 좋은 환경으로 여겨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는 외적의 침입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사람들의 생존 방식으로 수레가 다닐 수 있도록 도로를 건설하지 않은 까닭은 수레를 대신할 운송 수단인 노새만으로도 충분히 운송 수요를 감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며 물다 운송보다는 적의 침입을 막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도로가 아닌 길을 고집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좁은 길을 가진 도시는 악취와 질병이 만연하는 등 단점도 많았습니다.
2. 가죽염색 작업장 테너리
모로코를 대표하는 관광명소인 테너리는 세계 최대규모로 전통적인 방법 그대로 가죽을 염색하는 야외 가죽염색 공장입니다. 천연염색을 통한 가죽만 생산하고 정성스럽게 밟는 동안 다양한 색깔의 명품 가죽이 탄생합니다.
페스의 구시가지(메디나)에는 테너리가 세 곳이 있는데 그 중 초우아라(Chouara) 테너리가 가장 크며 가죽공장을 보기위해서는테너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가죽 상점에서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1층 마당에 위치해 있어 관광객들은 2층의 테라스에서 테너리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물감이 든 염색통 안에서 긴 장화를 신고 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냄새가 장난이 아니며 우리들이 방문했을 때는 가이드가 미리 박하잎을 준비하여 코를 막고 가도록 하여 좀 나았습니다.
3. 금빛문의 페스(페즈) 왕궁
1276년 마리니드 왕조의 왕실 성채를 기초로 지어진 모로코 왕의 왕궁으로 1000년 넘는 역사의 이 궁전은 현재 모로코의 왕 모하메드 6세의 금장식 문으로 유명합니다.
2009년 판 '론리 플래닛'은 바로 이 문의 사진을 표지로 사용하였으며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궁궐의 문이 굳게 닫혀 있었고,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관광객이 모여들었습니다.
번쩍거리는 황금빛이 한껏 왕조의 위세를 드러내고 있었으며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문주를 두른 이슬람 문양의 타일 장식이었습니다. 스페인 알람브라 궁전의 타일 못지않은 정교함과 우아함이 있었는데 전통가옥 리야드에서 일반 타일 장식과는 확연히 다른 예술미가 느껴졌고 금장식이 위엄을 과시하는 것이라면 타일 장식은 품위를 드러내는 것 같았습니다.
여행 후기
페스의 메디나는 미로가 너무나 많아 현지 가이드가 없이는 도저히 관광을 할 수 없는 곳으로 8세기 고대도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적군으로 부터의 방어를 목적으로 건설된 미로의 도시라고 하는데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관광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죽을 천연재료로 염색하는 작업장인 테너리도 모로코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이 지역을 방문하게 되면 반드시 들려서 색다른 경험을 해 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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