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스페인 그라나다 / 알바이신 지구
여행사의 패키지여행으로 스페인의 그라나다를 다녀왔는데요. 그라나다와 알바이신 지구에 대하여 소개하여 드리겠습니다.
스페인의 그라나다
1. 그라나다 개요
그라나다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지방에 있는 자치주로 지중해 연안에 위치해 있고 면적은 12,635 km², 인구는 876,000명입니다.
그라나다는 168개의 하위 지방으로 나뉘는데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물아센 산이 이곳에 걸쳐 위치해 있는데 높이는 3,481m입니다.
그라나다(Gra nada)는 스페인어로 감사합니다(Gracias) / 천만에요(De nada)를 합친 것인데 물론 이것이 도시 이름의 어원은 아니고 원래는 석류라는 뜻이지만 그라나다 사람들도 그럴싸하다 싶었는지 그라나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입니다.
기독교도들이 이슬람교도들을 몰아낸 지 5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라나다에는 주로 모로코 등 북아프리카 출신의 대규모 아랍계 이민자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1990년대에는 레콩키스타 종료 후 500여 년 만에 이슬람 모스크가 건립되어 제법 큰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그렇고 그라나다 옛 지역과 거리는 북아프리카의 이슬람계 도시들과 매우 비슷하지만 16세기에 '아빌라의 성 요한', '천주의 성 요한' 등 가콜릭의 성인들이 활동한 도시이기도 해서 이 성인들과 얽힌 성지도 많이 있습니다.
2. 교통편
안달루시아의 다른 주요 관광 도시인 말라기, 세비야, 코르도바에 비해서 열차로 여행하기가 까다로운데요. 다행히 2019년 6월 25일, 마드리드 Puerta de Atocha에서 안테케라(Antequera)를 경유하는 그라나다행 AVE 열차가 개통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바르셀로나에서 그라나다로 운행하는 야간열차가 있었으나 부엘링이 저렴한 가격에 바르셀로나-그라나다 노선을 운항하면서 현재는 해당 야간열차 노선이 잘 운행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며 그라나다 하엔 로르카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차를 타고 30분 정도 버스를 타고 한 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그리고 알함브라 주변 달동네 구시가지에서는 웬만하면 차를 타지 않는 것을 추천하는데요. 도로의 경사도 상당하고 돌로 포장되어 있어서 등산로에 차를 끌고 오는 수준인 데다가, 차 하나가 간신히 들어갈 수준의 좁은 골목이 양방향 도로이며 사람과 오토바이까지 다니고 있습니다.
당연히 자칫하면 벽에 차를 긁을 수 있으며, 매우 위험할 뿐만 아니라 좀 넓다 싶은 골목에는 꼭 차가 수십대씩 주차되어 있어서, 좁은 골목보다 더 위험한 실정입니다. 특히 니콜라스 전망대나 알함브라 궁전으로의 내비게이션에서 이런 좁은 골목으로 안내하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 위험하기 때문에 괜히 지옥에 제 발로 들어가서 차 긁지 말고 얌전히 걸어갈 것을 추천합니다.
3. 관광지 추천
스페인 남부의 도시이자 그라나다 주의 주정부 소재지(州都)인 그라나다는 과거 이베리아 반도최후의 이슬람세력인 나스르 왕조의 수도였는데요. 이들이 남긴 알함브라궁전은 이슬람 건축의 정수로 손꼽히며 스페인의 낭만주의 기타 작곡가 프란시스코 타레가는 이 궁전을 여행하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작곡했답니다.
알함브라 궁전은 문화재 보호를 위해 하루/시간대별 입장객 수가 정해져 있고 이마저도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 두어야 하며 야간 개장도 있습니다. 알함브라 궁전의 위상이 과대평가되었다는 의견도 있는데 보통 중앙아시아나 이집트의 이슬람 유적들을 먼저 방문한 이후 알함브라 궁전을 방문한 사람들은 알함브라 궁전을 보고 그렇게 최고 수준까지는 아니네 하고 좀 실망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과대평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접근성 때문인데 유럽인들 입장에서는 알함브라 궁전이 같은 유럽에다가 관광 인프라도 잘 갖추어져서 쉽게 방문할 수 있는 방문지라서 서구인들 입장에서는 대표적인 이슬람 유적지가 알함브라로 굳어졌다는 것입니다.
알함브라 궁전 외에도 성 니콜라스 전망대(Mirador de San Nicolás)에서 시내 야경을 둘러보는 것도관광의 필수 코스로 꼽히고 있는데요. 알바이신 언덕의 정상부근에 있는 이곳에 오른 면 알함브라 궁전과 시에라 네바다의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4. 여름 기온
그라나다는 안 그래도 더운 안달루시아 지역에서도 가장 내륙에 위치해서 여름에는 살인적으로 더워서 낮 최고 40도~50도를 넘나드는 더위를 겪고 나면 혼이 빠질 정도입니다. 적어도 비슷하게 더운 세비야나 코르도바는 오르막길이라도 별로 없지 여기는 관광 코스에 오르막길이 많아서 더운 날씨에 더욱 힘든 지역으로 7~8월에는 절대 가지 말아야 할 도시라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7월 평균 최고 기온은 33.2℃로 대구(30.3℃) 보다 높으나, 대구의 더위가 고온 다습의 더위라면 그라나다의 더위는 고온 저습의 더위입니다. 남쪽의 사하라 사막에서 부는 사막풍 때문에 습도는 없어서 낮에는 40도~45도 이상의 더위가 있어도 그늘로 가면 서늘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페인 본토에서 가장 높은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남동쪽으로 끼고 있어 등반객/스키어들의 베이스캠프 노릇을 하기도 하며 그 무더운 여름에도 그라나다에서는 멀리 산맥의 만년설을 볼 수 있습니다.
알바이신 지구
1. 알바이신 지구 특성
아랍계 이주민들은 주로 알바이신 지구에 거주하는데 고도가 높고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설경을 볼 수 있으며 전망이 굉장히 멋져 관광객들이 종종 찾는 곳입니다.
여기에는 집시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박물관도 있는데요. 입장료는 2017년 초 기준 5유로입니다. 알바이신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새크라멘토 지구가 있는데 여기는 위험한 편에 속하는데 아랍계 이주민 중에서도 형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밤에 홀로 다닐 경우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습니다.
북아프리카계 아랍인 이민자들이 많이 들어오고, 이들이 집중적으로 정착한 지역이 이름도 아랍어 이름을 유지했고, 옛날부터 아랍 문화가 진득하게 남아 있던 알바이신 지구다 보니 그라나다에는 500년간 떠나 있던 아랍인들이 돌아와 늘 그랬던 모습으로 살고 있다는 느낌도 있습니다.
오늘날 스페인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적은 이유가 이 알바이신 지구 때문이기도 한데요. 90년대 중후반 알바이신으로 몰려온 아랍계 이민자들 중에 잡범이 많거나 스페인어를 아예 안 배우고 아랍어만 사용하는 등 스페인 사회에 부적응하는 경우가 생기자 스페인 정부는 난민이나 이슬람권 이민자들을 임의로 거주지를 정해주고 스페인인과 섞여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스페인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정책을 취했는데 이 방식이 극단주의를 예방하는 데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010년대 기준으로는 알바이신 지구 일대에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호텔들과 레스토랑 등등 편의 시설이 생기며 지가가 올라가는 이유로 범죄 문제는 줄어든 듯하고 그라나다 여행 후기를 담은 블로그를 보면 스페인 밖에서 온 유럽인들 중 알바이신 지구에 몇 달씩 장기체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2. 성 니콜라스 전망대
성 니콜라스 전망대(Mirador de San Nicolas)는 옛 이슬람교도들의 거주지 알바이신 언덕의 정상 부근에 있는데 이곳에 오르면 알람브라 궁전과 시에라 네바다의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이 이곳을 방문한 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이라고 표현하여 여행자들에게 일몰 명소로 유명해진 곳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알함브라 궁전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으며 일몰로 붉게 물들거나 해가 진 뒤 조명이 켜진 궁전을 사진으로 남기기에 좋은 포토 스폿으로도 인기가 있습니다.
여행 후기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문화가 혼재해 있어 두 문화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그라나다는 또다른 여행의 묘미가 있는 지역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과거 이베리아 반도 최후의 이슬람세력이었던 나스르 왕조가 남긴 알함브라궁전은 이슬람 건축의 정수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로 가치가 있는 곳으로 건축물과 정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몰과 야경이 아름다운 성 니콜라스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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